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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디지털화폐 전략 (ECB, 스테이블, 유로)공존? 경쟁?

by 5000억 부자 2025. 3. 30.

디지털 금융 전환이 본격화되면서 유럽연합(EU)도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은 유로존을 위한 디지털 유로(Digital Euro) 발행을 본격 추진하고 있으며, 민간 주도의 스테이블 코인 확산에 대응하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유럽의 디지털화폐 전략이 왜 중요한지, ECB의 역할, 그리고 유럽 내 스테이블 코인의 정책 방향까지 종합적으로 분석합니다.

ECB의 디지털 유로 추진 배경과 전략

유럽중앙은행(ECB)은 2020년대 초반부터 디지털 유로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고, 2023년에는 디지털 유로의 실현 가능성 평가 단계를 공식 마무리하고 파일럿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첫째, 디지털 결제 시장에서 민간 기업의 지배력이 커지는 상황에서 중앙은행이 주도권을 유지할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둘째, 미국, 중국 등 주요국들이 디지털화폐(CBDC)를 서둘러 개발하고 있다는 점도 유럽에 긴장감을 안겨주었습니다.

ECB는 디지털 유로를 단순한 결제 수단이 아닌, 공공의 디지털 화폐로 설계하려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현금처럼 익명성을 보장하면서도, 디지털 결제의 편리함을 갖추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사용자 프라이버시와 동시에 불법 자금 유통을 막기 위한 기술적 장치도 함께 개발되고 있습니다.

디지털 유로는 유럽 내 상업은행과 협력하여 보급될 예정이며, 유로존 내 소비자들이 모바일 지갑 앱 또는 카드 형태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될 것입니다. 이처럼 ECB는 디지털 유로를 통해 유럽의 금융 주권을 유지하고, 국제적인 통화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유럽 내 스테이블 코인 규제 흐름과 정책 방향

한편, 디지털 유로와 함께 주목받는 또 다른 축은 바로 민간 주도의 스테이블 코인입니다. 유럽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먼저 스테이블 코인을 포괄하는 디지털 자산 법률을 제정한 지역 중 하나로, 2023년에는 MiCA(Markets in Crypto-Assets) 법안을 통과시켜 유럽 전역에서 통일된 암호화폐 규제 체계를 마련했습니다.

MiCA는 유럽 내에서 유통되는 스테이블 코인의 발행자에게 엄격한 요건을 부과합니다. 예치금 1:1 보유, 리스크 관리, 감사 투명성, 라이선스 등록 등이 필수 조건으로 명시되어 있으며, 이를 위반할 경우 벌금, 영업 중단 등의 강력한 조치가 가능합니다. 특히 EU 내 27개 회원국 어디서든 MiCA를 적용받기 때문에, 스테이블 코인 프로젝트가 유럽 시장에 진입하려면 필연적으로 이 법률을 따라야 합니다.

유럽은 스테이블 코인을 금융 안정성을 해칠 수 있는 요소로 인식하고 있으며, 특히 글로벌 플랫폼 기업이 발행하는 코인에 대해 강한 경계를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는 과거 페이스북의 리브라(Libra) 프로젝트가 유럽에서 거센 반발에 부딪혔던 사례에서도 명확히 드러납니다. 유럽은 디지털 금융 혁신을 장려하면서도, 통화 주권과 금융안정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스테이블 코인에 대한 경계선을 명확히 긋고 있는 중입니다.

디지털 유로 vs 스테이블 코인: 공존인가 경쟁인가?

ECB의 디지털 유로와 민간 스테이블 코인은 같은 디지털 화폐이지만, 출발점과 목적, 운영 주체가 전혀 다릅니다. 디지털 유로는 중앙은행이 직접 통제하는 ‘공공 화폐’이며, 스테이블 코인은 민간기업이 발행하고 운영하는 ‘시장 기반 자산’입니다. 따라서 두 시스템은 일부 영역에서 경쟁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유럽 소비자 입장에서는, 어떤 화폐가 더 편리하고 안정적인가에 따라 선택이 갈릴 수 있습니다. 디지털 유로는 안정성과 법적 신뢰성, 국가 보장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기술적으로 민첩하지 못하거나 사용성에서 뒤처질 가능성도 존재합니다. 반면 스테이블 코인은 빠른 확산력과 서비스 다양성을 무기로 이미 다양한 디지털 서비스와 연계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의 전략은 ‘경쟁 속의 공존’을 지향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ECB는 디지털 유로를 통화 체계의 중심에 두되, 민간 스테이블 코인의 활용을 배제하지 않고, 명확한 법제도를 통해 안전하게 관리하려 합니다. 이는 유럽이 디지털 시대의 통화질서를 어떻게 재편할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전략입니다.

나아가 유럽은 디지털 유로를 통해 유로화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자 합니다. 특히 국제 무역결제나 외환시장에서도 디지털 유로의 사용 확대를 모색하고 있으며, 향후 미국 달러 중심의 기축통화 질서에 일정 부분 도전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ECB의 디지털 유로 전략과 MiCA 기반의 스테이블 코인 규제는 단순한 금융 정책을 넘어, 유럽의 통화 주권과 글로벌 경제 질서 재편에 대한 선언입니다. 디지털화폐는 유로존 내부 안정성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이라는 디지털 통화 강국에 맞서기 위한 전략적 무기이기도 합니다.

유럽은 지금 통제와 혁신 사이의 균형을 고민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디지털 유로와 스테이블 코인의 동반 진화가 놓여 있습니다. 앞으로 유럽이 이 두 축을 어떻게 조화롭게 이끌어갈지에 따라, 디지털 경제 시대의 새로운 기축통화 질서가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될 것입니다.